1620년 8월 15일. 맑음. 아침에 방잠재사로 가서 어버이 산소에 추석 배소를 행했다. 두 생질 및 아이 세아(世兒)가 집사였다. 오시에 돌아왔다. 저녁에 이도가 거인에서 와서 버드나무 그늘에서 대화했다. 잔 구름이 모두 사라지고 달빛이 휘황하게 밝아 한 점의 찌꺼기도 없었는데, 근년에는 없던 일이었다.
1621년 8월 15일. 밤이 깊어지자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닦아놓은 것 같았는데 거울처럼 달빛이 교교하였다. 인간세상의 어지러움을 다스리는 것 또한 어찌 이와 같지 못할까.
1629년 8월 15일. 밤이 되어 하늘이 투명하게 푸르고 달빛은 깨끗하고 밝아 티끌 한 점도 가려진 것이 없었다. 이렇게 좋은 경치인데 병치레로 무료하게 멋진 밤을 저버리게 되었으니 탄식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