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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사서 사냥에 참여한 의주기생 운향
명의 조정에 가서 이듬해의 책력을 받아오는 관원의 역관이 강을 건너왔다. 수본(手本)이 있었으니, 그것은 연경에 들어가서 견문한 일이었다. 그 대략은, “농내국(農耐國)은 본래 안남국(安南國)의 속국이었는데 그 군장(君長)인 원복영(院福映)이 안남을 쳐서 멸망시키고 그 땅을 합병한 뒤 사신을 보내서 월남국(越南國 베트남)으로 봉해 주기를 청했다. 또 하남(河南)과 산동(山東)은 9월의 큰비로 황하(黃河)의 둑 여러 군데가 무너졌고 황하에 근접한 수십 개의 주현(州縣)은 거의 산과 언덕이 수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0월 이후 수세가 좀 누그러졌는데도 평지의 물의 높이가 아직도 한두 자나 된다. 이부 상서(吏部尙書) 유권지(劉權之)와 병부 시랑(兵部侍郞) 나언보(那彦寶)를 특파하여 급히 달려 그곳에 가서 황하 복구 공사를 해내도록 하였다.”는 것이었다.
우리 사신일행이 열흘 동안 의주에 지체한 것은 오로지 짐이 갖춰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제 방물(方物)은 고쳐 싸고 상품도 다 모였기 때문에 내일 압록강을 건너가기로 정한 것이다. 일행은 침착하기를 약속하고 장비와 복장을 고쳤으나 와글와글 시끄러울 뿐 마음을 안정시킨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의주 기생으로 이름이 운향(雲香)이라고 하는 자가 있는데, 용모와 자태가 풍만하고 훤칠하여 장부의 기상이 있다. 듣건대, 앞서 의주 부윤이 여러 기생들을 데리고 위화도(威化島)에서 사냥을 하려고 하였는데 운향은 개연히 말을 빌릴 사람이 없음을 개탄하더니 가진 재산을 다 털어서 돈 100냥을 내어 좋은 말 한 필을 사 가지고 타고 달려 나갔다. 모든 부중의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혀를 차며 대단하게 여겼다. 경암(絅菴)추양(秋陽)이 다 이 일을 두고 시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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