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백의 담화 23
작가소개
- 정용연
- 68년생.
작가 자신과 가족 이야기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그린 "정가네소사" 1,2,3 권이 있고
현재는 고려말 제주도에서 일어난 반란을 다룬 "목호"출간 준비중
“선비의 선물 - 붓과 먹을 보내다”
김령, 계암일록, 1603-07-21 ~ 1616-03-09
1603년 7월 21일, 김령이 27세일 때 탄핵 받아 고향에 내려온 배 내한은 붓을 선물로 보내왔다.
1616년 3월 9일, 40세의 김령은 병가를 내려고 출근했다. 바로 사직서를 올렸으나 당상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령은 김 진사 어른과 김백온(金伯溫)·김효징(金孝徵)에게 붓과 먹을 나누어서 보냈다.
“참먹과 말린 귤 - 돌아가신 스승의 유품을 선물받다”
서찬규, 임재일기(林齋日記), 1850-02-06 ~ 1852-10-15
1850년 2월 6일, 안동의 정언 서상정이 참먹 2정(丁)을 서찬규에게 선물로 보냈다.
4월 6일에는 홍직필 선생께 인사를 드렸다. 선생께서는 “내일 과거 시험 삼일제(三日製)가 있다. 이미 과거를 폐하지 않았다면 마땅히 나아가 응해야 한다.” 하시고, 참먹 한 자루를 주셨다.
9월 28일에는 벽동으로 갔다. 판서 서희순을 문안하니 참먹 3자루와 황모필 2자루를 주었다.
1852년 10월 15일, 홍직필 선생의 장례식을 마쳤다. 서찬규는 마지막으로 선생의 아드님인 오곡 어른과 인사를 나누었다. 오곡 어른이 “이건 아버님께서 소장하며 일용하던 것이다. 마음을 담아 주는 것이다.”라고 하며 참먹 1개와 귤 말린(귤병) 것을 3개 주었다.
“사신 일행, 이를 닦는 솔을 선물받다 ”
배삼익, 조천록(朝天錄), 1584-07-29
배삼익 일행이 늦게 망룡교(莽龍橋)를 출발하여 장가점(章家店)ㆍ신점(新店)ㆍ칠가령(七家嶺)을 지나 칠가(七家)에 있는 유이(劉二)의 집에 유숙하였다. 유이가 이를 닦는 솔을 선물로 주었다.
다음날 오후에 대란하(大鸞河) 가에서 휴식을 하고 배로 양하(兩河)를 지나 저녁에 영평부(永平府) 남쪽 주희등(周希登)의 집에서 유숙하였다. 양하 주변의 전답과 집들이 남김없이 침수되어 있었고 성안도 마찬가지였으며 사망한 여인과 어린아이들도 많았다.
어떤 이는 담장과 벽을 수리하느라 목재를 수습해 가기도 하고 혹은 산에 올라 나무에 둥지를 틀고 거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직접 본 것들이 너무도 참혹하니, 예로부터 이와 같이 심한 물난리는 없었던 듯하다.
“은거생활을 하는 어득강을 방문한 뒤 감사의 시를 받다”
1519년 1월 23일, 고성현. 황사우는 아침에 대성전을 배알하고 향교의 실태를 조사하였다. 정오에 황사우는 감사와 우수사와 함께 은거생활을 하는 어득강 공의 집을 방문하였다. 근처에 이르자 어득강 공께서 대나무 껍질로 만든 갓을 쓰고 시골 사람 옷차림에 가죽 허리띠를 하고 일행을 맞이하러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