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전쟁 포화와 수많은 고통이 벌어지고 코로나가 변이를 거듭하고 원숭이두창과 콜레라가 여러 지역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단풍이 붉게 물들이던 가을이 떠날 행장을 차리고 대단한 동장군이 오고 있다는 소식도 들여옵니다. 산과 숲의 낙엽들이 지면 동물과 벌레들이 땅과 숲에 굴과 구멍을 파고 겨울을 준비합니다.
이 ‘가을과 겨울의 사이’에도 의료대란은 전혀 수습되지 않은 채 현재진행형으로 고착화되는 듯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맞이하며 조선시대의 의료는 어떻게 운영되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앞이 보이지 않는 복잡한 상황에서 전통을 살피어 성찰과 내일을 위한 가치를 찾는 마음으로 《웹진 담談》은 이번호를 ‘활인(活人), 사람을 살리는 기술: 조선시대 의학 체계’을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신규환 선생님의 ‘로제타 셔우드 홀, 인류애의 실천을 위해 헌신하다’는 1890년에 의료활동을 시작하고 장애인 교육과 여성 의료 교육 위해 헌신하신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wood Hall)에 관한 내용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여성을 돕고 싶다는 열망으로 낯선 이국땅을 밟은 지 40여 년 동안 남편과 자식을 잃은 아픔과 시련 속에서도 더 많은 사람을 돕겠다는 의지로 이 땅에 여성의학과 교육의 길을 여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김호산 선생님의 ‘천 년을 이어온 보제원의 의료 전통’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보제원의 전통을 계승하며, 매년 서울약령시 보제원 한방문화축제를 통해 그 유산을 기념하고 있는 서울한방진흥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주십니다. 전통의료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무교와 불교를 통해 어떻게 성장하고 조선시대의 유교와 결합되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은경 작가님의 ‘독(獨)선생전’은 스스로 공부하고 익히어 자신과 가족을 치료하는 유가 선비들의 모습을 재치와 해악이 담긴 웹툰 작품으로 그려주셨습니다. 우리의 전통의학은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 같은 분들에 의해 체계화되었지만 다양한 민간의학이나 자연의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학 수용자의 관점에서 현대화된 의료체계와 전통의학을 어떠한 관점으로 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줍니다.
이수진 선생님은 ‘슬기롭거나 혹은 공교롭거나’에서 뮤지컬 《Little Shop Of Horrors》와 국립창극단의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소개하며 뮤지컬과 창극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의사의 모습과 치료와 죽음을 맞는 환자와 가족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에 대해 펼쳐 보여줍니다.
이문영 작가님의 ‘손님이 찾아왔다’은 전염병이 돌고 있는 고을에서 확산을 멈추고 치료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적합한 치료법을 찾으려는 모습과 무속적인 노력들이 혼재되었을 조선의 상황이 풍속도 화첩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복순 선생님의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 조선의 지방 공립 병원, 제민루(濟民樓)에 올라’에서는 지방 의료 공백의 현실을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조선시대의 공공의료와 지방의료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현장감을 담아 펼쳐 보여줍니다. 태종 18년인 1418년 영주에 지어진 최초의 공립 지방병원인 제민루(濟民樓)의 사례는 조선시대의 지방의료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이해시켜 주는 소중한 글입니다.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UDHR)은 치료받을 권리는 모든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하는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설명합니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혼돈이 지속되는 지금의 가을을 보내고 예전보다는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집단지성으로 그 겨울을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 겨울이 오기 전에 받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선현들의 전통 문화유산을 통해 일기와 스토리를 소개하는 저희 《웹진 담談》 편집위원과 독자 모두를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의 소장 일기류 및 기타 기록 자료가 더 많은 문화예술 기획자와 창작자들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시기 |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 장소 | 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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