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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정에 올라 죽은 벗이 그리워 통곡하다
1582년 4월 초, 권문해는 오랜 친구 강명원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명원의 형 강숙망이 죽은 지 한 달 만이다. 권문해는 친구 강명원의 죽음에 형제가 동시에 세상을 등지고 떠나는 일만큼 참혹하고 슬픈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탄했다. 더욱이 강명원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1년전... 1년 만에 망자로 벗을 대하려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였다. 권문해는 강명원의 사망 소식을 듣고 4월 5일 명원의 집이 있는 문경으로 향했다. 그러나 권문해가 먼저 간 곳은 백석정(白石亭)이다. 백석정은 강명원이 지은 정자로 일찍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하여 이곳에서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하였던 곳이다. 권문해는 이곳에서 목 놓아 통곡하며 슬픔을 토해냈다. 이어 명원의 형 숙망이 잠든 오룡동(五龍洞)에 가서 곡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왔다. 한 달 뒤 백석정에는 명원의 빈차(嬪次)가 마련되었고, 친구가 저승에 잘 갈 수 있도록 제를 올리기 위해 1582년 5월 13일 다시 그 곳을 찾았다. 권문해는 먼저 떠나는 친구 강명원과 그동안 함께 보낸 시간을 되새기며 덧없이 흘러버린 시간을 아쉬워하며 만시(輓詩)를 쓴다. 만시에는 강명원의 뛰어난 재능이 크게 펼쳐지지 못하고 일찍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하여 술과 시로 나날을 보냄을 안타까워한다. ‘어릴 적부터 글 쓰고 짓는 것을 좋아해 일찍이 생원과 진사에 합격하고 이어 과거에 급제하고, 곳곳의 마을을 다스리며 백성의 편안을 살폈다. 그러나 시대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고 곧 세상을 등지고 백석정에 숨어 외로이 술과 시로 나날을 보냈다. 세상살이에 눈 감고 귀를 닫으며 물결을 따르는 갈매기만이 그의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재능이 곧 임금의 부름을 받을 것인데 술과 여색이 그를 세상과 이별시켰다.’고 적으며 ‘홀로 백석정에서 강을 내려다보자니 더욱 그립다.’며 잘 가라는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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