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1년 5월 20일, 충청도 공주지역의 유생들은 도회(都會)를 치르기 위하여 합숙생활 거접(居接)을 시작하였다. 도회는 매 해 각 도의 큰 고을에서 치르던 일종의 지방고시를 대비하는 강습회이자 모의시험을 치루는 것이다.
1587년 경상도 지역의 생원과 진사를 선발하는 지방시험 향시(鄕試)가 안음현(함양지역)에서 열렸다. 경상도 지역의 유생들은 몇 달 전부터 함양지역에 모여들어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시험을 하루 앞두고 시험 감독관들도 속속 안음현으로 모였다.
조선시대는 학문을 숭상하는 유교사회였기 때문에 과거시험에 급제하여 관리로 임용되는 것은 출세길이자 가문의 영광이었다. 최고의 등용문인 과거시험을 위하여 조선시대 선비들은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1825년 대구의 명문 사족인 달성 서씨 집안에서 태어난 서찬규도 예외는 아니었다.